부모라면 누구나 자녀가 훌륭하게 성장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훌륭하게 성장한다는 말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다른 견해를 가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에 오르거나 유명한 사람이 되는 것을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훌륭한 삶은 그 사람의 학식이나 지위나 지명도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학식이나 지위, 지명도가 높은 사람들 중에 훌륭한 사람들이 있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 중에도 훌륭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얼마든지 있다. 예를 들면, 아무리 높은 지위와 학식을 가졌더라도 자신이나 자기 가족의 이익만 생각하고 다른 사람을 위해 희생할 줄 모르는 사람은 낮은 지위와 학식을 가졌더라도 다른 사람을 위해 희생할 줄 아는 사람보다 훌륭하다고 할 수 없다. 자녀를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부모들은 자녀에게 자기 일을 스스로 할 수 있는 힘을 길러 주고,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벗어나도록 이끌어주고, 절제를 가르쳐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즈음의 부모들은 자녀들을 훈련하고 훈육하는 일의 중요성을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자녀들이 어렸을 때는 아이들이 무슨 행동을 하든지 예뻐 보여서 훈련을 하지 않고, 또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쯤이면 아이의 기를 살려주려고 훈련하지 않고, 조금 더 크면 아이의 개성을 존중해주어야 한다는 생각과 공부의 중요성 때문에 훈련의 기회를 다 잃어버린다. 물론 자녀들의 인격과 개성을 존중해주어야 하지만 훈련과 훈육이 없는 존중은 자녀를 자기만 알고 다른 사람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으로 자라게 한다. 다시 말해서 훈육과 훈련이 없다면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없이 자기중심적이며, 아무런 규율이 없이 제 멋대로 행동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인생을 살다 보면 하고 싶지 않은 일도 할 줄 알아야 하는데 훈련과 훈육이 없이 자란 사람들은 마땅히 스스로 해야 할 일조차도 다른 사람에게 미루거나 의존하게 된다. 자신의 일도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사람이 훌륭한 인생을 살게 되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허황한 꿈일 뿐이다. 많은 수고를 하고도 후에 땅을 치며 후회할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기 위해 부모들이 범하기 쉬운 오류를 몇 가지 살펴보자. 첫째로, 자녀에게 지나치게 봉사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부모는 자녀들을 지나치게 친절하게 챙겨주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아이가 사랑스러운 나머지 아이에게 필요한 이상의 친절을 베풀게 되면 아이들은 그런 부모의 사랑에 감격하기 보다는 도리어 버릇없는 아이, 혹은 교만한 아이가 되기 쉽다. 자기는 당연히 그런 친절을 받아야 할 사람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공주병이나 왕자병은 바로 이런 양육의 결과로 생기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가 정상적으로 성숙하기 위해서는 자기 일을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훈련시켜야 한다. 마땅히 자기가 할 일도 부모가 대신 해 준다면 자기 일조차 스스로 할 수 없는 사람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아이를 도와주기 전에 한 걸음 물러서서 어떻게 하는 것이 진정으로 아이의 성숙을 돕는 길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둘째로, 자녀를 지나치게 보호하는 것, 소위 ‘과보호’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자녀들이 위험을 당하게 될까 두려워 어려운 환경에 노출시키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아이는 인생의 문제들에 부딪힐 때 쉽게 좌절하거나 숨으려고만 할 것이다. 아이가 귀할수록 혼자 여행을 떠나 보내라는 옛말이 있는데 이 말은 부모에게 의존하지 않고 인생의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하는 힘을 길러주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이처럼 스스로 부딪치는 훈련을 통해 성숙하지 못한다면 무능력한 사람이 될 것이다. 셋째로, 아무런 기준이나 규율 없이 자녀들이 원하는 대로 무엇이든 다 허용하는 것이다. 어떤 부모들은 자녀들로부터 좋은 부모, 멋진 부모라는 말을 듣기 위해 자녀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사주기도 하는데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들은 눈앞의 좋은 소리에 유혹되지 말고 미래를 미리 생각해 볼 줄 알아야 한다. 가지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사 주고, 하고 싶은 일은 무슨 일이든 하도록 허용한다면 그 아이는 어디에서도 절제를 배울 수 없게 된다. 절제를 배우지 못한 사람은 어느 곳에서도 다른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될 수 없고 자기 욕심과 욕망의 노예가 될 것이다. 부모는 자녀들에게 사랑을 주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아이들은 부모들의 사랑을 먹으면서 자라지만 그것이 훈련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으면 훌륭하게 성장할 수 없다. 모든 사람이 자기에게 봉사해 줄 것을 기대하며 일이 조금만 마음대로 되지 않아도 불평하고, 작은 어려움에도 쉽게 좌절하고, 자기를 절제할 줄 모르는 사람은 자기가 속한 사회의 짐이 될 뿐 아니라 자기가 이룬 가정에서조차 원만한 결혼생활을 할 수 없는 성인으로 자라게 될 것이다. 자녀가 사랑스럽기 때문에 자녀를 위해 무슨 일이든 해 주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그러나 그렇게 하고 싶은 부모의 마음을 절제하지 못한다면 아이와 아이의 인생을 망치게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박진경 (Family Alive 연구소장, 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 교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