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는 달리 요즘은 성이 감추어져 있는 주제가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는 중심 주제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의 보급으로 인해 생긴 부정적인 현상들 중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도 성을 다루는 이야기들이나 상품들이다. 가정에서 자녀들과 함께 시청하는TV 드라마에서도 성의 표현이 과거에 비해 대담해졌다. 각종 사회적 미디어들은 점점 젊은이들의 혼전 성 관계에 대해 개방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시대에 부모들은 가정에서 어떻게 성교육을 해야 할까? 그 동안 성교육은 주로 학교를 통해서 이루어졌다. 대부분의 한국 부모들은 캐나다 사회가 한국보다는 성에 대해 더 개방적인 면이 있기 때문에 공립학교에서의 성교육에 대해 불안감을 가지면서도 가정에서 구체적으로 자녀들을 어떻게 지도해야 할 지 몰라서 막연해 할 뿐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성교육은 크게 지식교육과 가치교육으로 나누어지는데 학교에서 제공하는 성교육은 지식교육 중심으로 이루어질 수 밖에 없는 면이 있으므로 가정에서는 가치교육을 병행함으로써 자녀의 미래를 바르게 이끌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자녀에게 바른 성교육을 하기 위해 먼저 부모 자신이 성에 대해 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첫째, 성은 인간의 삶에서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부분으로서 감추어야 할 추한 것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거룩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 사랑하여 결혼을 하고, 부부간 성관계를 통해 자녀를 임신하고 출산하는 일은 아름다운 일이고 축복해야 할 일이다. 결혼이 인간사에서 가장 중요한 일인 만큼, 성도 중요한 것이다. 다만, 성 행위가 부부관계가 아닌 사람들 사이에서 행해질 때 부끄럽고 추한 것이 되는 것이다. 어쩌면 중요하고 귀한 것이기 때문에 잘못 사용할 때 더 추하고 부끄러운 일이 되는 것이리라. 둘째, 성은 생명의 출생을 위한 통로이다.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이 성관계를 가진 결과로 낙태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생명의 소중함과 거룩함을 무시하는 행위라는 점에 대해 아이들과 이야기를 하면 좋을 것이다. 과거에는 많은 가정에서 딸 아이의 몸을 지켜야 한다는 차원에서의 성교육을 했지만 자기 몸을 지킨다는 개인적인 이유를 넘어서서 생명을 존중하고 귀히 여겨야 할 당위성의 차원, 즉 ‘생명사랑’의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며 이를 위해서는 아들과 딸의 성교육에 구별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여자뿐 아니라 남자도 똑같이 자신으로부터 시작된 생명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태도임을 가르쳐야 한다. 뿐만 아니라, 만일 결혼하지 않은 채 아이를 임신했다면 그 아이의 출생을 기쁨으로 기대하며 축하하기 어려우니 태어나는 아이를 위해서도 얼마나 불행한 일인지를 함께 이야기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셋째, 성은 부부 두 사람이 상대방에 대한 인격적 사랑의 표현으로 행해지는 것이어야 한다.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도 사랑하는 감정이 생기지만 사랑하는 감정이 느껴진다고 해서 성행위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가르쳐야 한다. 성은 결혼한 부부 사이에서 행해질 때만 축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은 그들의 사랑이 무르익었을 때 혼인이라는 법적인 절차를 거쳐 성적인 연합을 할 수 있어야 그 사랑이 두 사람의 관계를 튼튼하게 묶어줄 수 있다. 감정에만 기초한 사랑은 두 사람 사이를 묶어주는 힘이 약하기 때문에 혼인이라는 법적인 지원을 받지 않으면 후에 아주 아픈 상처를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자녀들과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상대방의 인격을 충분히 알고 서로 사랑하기 전에 성관계를 먼저 가지게 되면 성관계가 가져다 주는 흥분과 자극이 매우 크기 때문에 두 사람이 인격적으로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 멈추게 된다. 두 사람이 결혼을 한다고 하더라도 결혼 생활을 하면서 갈등이 생길 때 두 사람의 관계를 지탱해 줄 수 있는 힘은 서로의 인격에 대한 존중과 사랑인데 너무 급하게 성관계로 달려간 두 사람은 상대방의 인격 속에 숨어있는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가지지 못한 것이며 그것은 인생 전체를 볼 때 손해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빠른 속도와 외모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현대 사회에서 실천하기가 쉽지 않겠지만 상대방의 외모나 조건이 아니라 인격적 특성 때문에 사랑하고 결혼하는 사람은 후회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자녀들과 이야기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넷째, 성은 아주 흥분되고 즐거운 것이 분명하다. 성의 흥분과 즐거움은 결혼한 부부가 함께 나눌 때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다. 부부 사이가 아닌 사람들도 성관계를 가질 때 쾌락을 느낄 수 있지만, 그리고 그 쾌락은 더 짜릿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인생의 행복으로 이어질 수는 없다는 사실을 자녀들과 함께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 급한 마음으로 설익은 과일을 먹으려고 하거나 남의 집 과수원의 과일을 먹으려고 하지 말고 자기 밭에서 충분히 익은 과일을 따 먹는 즐거움과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좋을 것이다. 성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자녀들이 성장하여 건강하고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가정에서 부부가 서로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성교육의 기본이라고 말할 수 있다. 부부가 서로 아끼고 존중하며 사랑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 부부가 서로에게 혼인 서약에 충실한 성생활을 하는 것보다 더 좋은 성교육은 없다. 박진경 (Family Alive 연구소장, 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 교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