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팀 켈러, <팀 켈러, 결혼을 말하다>2022-02-05 23:56
작성자 Level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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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결혼이 복음의 신비를 드러낸다’는 놀라운 비밀을 전한다. 팀 켈러는 배우자와 함께 사는 지금이 늘 새로운 도전인 사람들이나 결혼이라는 시험에 짓눌리지 않고 결혼을 통해 오히려 성장하기를 바라는 이들, 싱글인 사람들을 위한 길잡이로 이 책을 통해 성경적인 결혼관을 제시한다. 오랜 세월에 걸쳐 다양한 문화권의 수많은 이들을 통해 검증된 가르침을 얻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성경이라는 이유다. 결혼의 의미에 대해 크게 3파트(결혼은 현실이다, 결혼은 성장이다, 결혼은 하나 됨이다)로 나눠 설명하고, 구체적으로 8장에 걸쳐 소개하고 있다.  

팀 켈러는 먼저 “결혼은 현실”이라고 말하며 결혼에 대한 잘못된 시각을 바로잡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결혼하면 불행해질 것 같은 비관적인 사고방식과 완벽한 소울메이트를 찾는 이상주의, 결혼에 대한 지나친 경계심과 편견 등을 지적하며 ‘딱 맞는 짝’은 애당초 없으며 잘못된 선택도 없다고 말한다. 결혼은 제도적인 문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문제이며 결혼생활의 가장 큰 장애물이 ‘자기 중심성’임을 지적했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해서는 삶의 중심에서 자신을 끌어내리고 상대방의 필요를 앞세우는 섬김의 능력이 필요한데 이것은 성령님의 도움이 간절히 필요하다. 저자는 우리가 성령으로 충만할 때 그리스도를 두려워하고 경외하게 되며 나 스스로를 부족한 존재로 여기는 겸손함이 생기게 되는데 그럴 때 예수님의 사랑으로 배우자에게 마땅히 해야 할 일들을 행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팀 켈러는 사랑의 변화를 ‘성장’으로 표현하며 “결혼은 성장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결혼은 서로를 책임지겠다고 하나님 앞에 선언하며 공개적으로 약속하는 가장 심오한 언약이라고 했는데 이 언약은 사랑과 법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관계를 의미하며 가볍게 파기할 수 없는 강력한 연합을 의미한다. 사랑이 온전히 사랑다우려면 구속력이 있는 의무로 틀을 잡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대 부부들이 생략하기도 하는 혼인신고는 가볍게 여길 것이 아니라 마땅히 해야하는 것이다. 결혼 생활이 더해질수록 서로의 밑바닥을 들여다보고 실체를 낱낱이 드러내는 때가 온다. 팀 켈러는 상대가 나의 결함을 속속들이 알게 되더라도 내가 여전히 아낌없는 사랑을 받게 된다면 마치 하나님의 사랑을 입는 느낌이 들 것이라며 이런 사랑이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약속에 대한 헌신은 어떤 느낌이나 경험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그 자체를 사랑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느낌 보다는 ‘행동’에 방점을 찍고, 상대방을 사랑하듯 행동해 볼 것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가 사랑스러워서가 아니라 사랑스럽게 만드시려고 우리를 사랑하신 예수님처럼 말이다. 

팀 켈러는 결혼의 목적을 물으며 성경적인 답으로 ‘우정’을 말한다. 서로 도와서 장차 영광스러운 자아, 곧 하나님이 마침내 이루실 새로운 피조물이 되기 위한 것이 목적이라는 것이다. 사랑을 고백하는 두 사람이 같은 목표를 향해 나가며 차츰 깊어지는 ‘하나 됨’을 누리고, 하나님 손에서 빚어지고 있는 인간의 참모습을 서로에게서 발견하고 고백하면서 영적인 우정을 나누라는 것이다. 나의 행복을 위한 결혼이 아니라 바울이 말한 것처럼 서로 거룩해지기 위한 결혼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새롭게 빚어지는 이 여정 가운데 부부가 서로 성장하도록 돕는 3가지의 힘이 있는데, 바로 진리의 힘, 사랑의 힘, 은혜의 힘이다. 마주하고 싶지 않은 나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게 해주는 진실의 힘은 사랑의 힘으로 나의 자아상을 재편하고 과거를 청산하며 깊은 상처를 치유할 수 있게 한다. 하지만 배우자의 결점이 크게 보이면 사랑을 실어 진실을 말하기가 힘들어지는 법이다. 그 해결책은 은혜의 힘이다. 예수님의 은혜를 경험해야 용서와 회개를 체득하고 겸손해져서 진실과 사랑이 어우러질 수 있다. 

저자는 달라도 너무 다른 부부들에게 ‘다름’의 복을 누리며 차이를 넘어 서로 포용하라고 말한다. 하나님은 남자와 여자를 똑같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으셨지만 명확하게 구분하셨고 각각 섬기는 리더와 강력한 조력자로서 서로 돕도록 만드셨다. 순종하는 위치에서 성부를 좇았던 성자와 그 선물을 받아들였지만 성자를 지극히 높은 자리까지 끌어올리셨던 성부의 모습을 통해 부부 역시 사랑과 희생, 권위와 순종이 어우러진 모습을 나타내도록 부름 받은 것이다. ‘다름’을 끌어안고 헌신하며 씨름하는 과정이 때로는 아프고 힘들지만 이 여정을 통해 서로가 성숙해지고 견고해지는 연합을 이루게 된다고 팀 켈러는 말한다. 하나님이 배우자를 통해서 나 자신을 완성해 가는 모습이 점점 눈에 들어올 것이고 내가 인격적으로 편안해지는 순간을 맞이하게 될 거라면서 말이다. 

 팀 켈러는 7장에서 결혼하지 않은 이들에게도 깊이 있고 균형 잡힌 결혼관을 갖출 수 있도록 독신에 대한 메시지를 성경적으로 풀어놓았다. 그는 그리스도와 함께 결혼한 삶에서 안식을 얻고 기쁨을 누릴 수 있다면 독신 생활도 유익하다고 말한다. 다만 복음이 중심이 되어 마음과 삶을 공유하는 강력한 그리스도인 공동체에서 그것이 가능하다며 공동체 차원에서의 싱글들과 부부들의 나눔과 교제를 제안하고 있다. 바울이 받은 독신의 은사는 혼자라는 상황을 통해 삶과 사역 전반에서 넉넉한 결실을 거두는 것이었다. 이러한 은사는 선택받은 소수만을 위한 선물도 아니고 평생 지속되는 것도 아닐 수 있기에 결혼 상대를 찾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제안을 하면서 결혼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결혼은 하나님이 교회에 주신 선물이므로 그리스도인들의 결혼을 통해서 죄, 은혜, 회복으로 이어지는 복음의 메시지가 교회 안팎과 세상으로 널리 퍼져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결혼을 통해 복음을 선포하는 셈이다. 그래서 결혼 상대를 결정하는 것이 단순히 개인의 선택에만 달린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지 말라고 권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결혼에서 빠뜨릴 수 없는 성생활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개인적인 성취나 자아실현으로 여기는 현대의 성교를 지적하며, 언약을 새롭게 하는 행위로서, 온전한 연합의 몸짓인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암시하는 예표로서, 자신을 내어주는 헌신의 관계로서의 성을 강조한다. 부부의 성적 연합은 삼위일체 하나님이 가지신 생명과 그 안에 있는 자기 헌신과 사랑의 기쁨을 반영하고 있기에 영광스러운 것이라고 말한다. 

 

(윤미희, 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

사랑하는 자들아 하나님이 이같이 우리를 사랑하셨은즉
우리도 서로 사랑하는 것이 마땅하도다 (요일 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