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때 읽은 책을 다시 읽자니, 신입생 때 첫사랑을 경험하며 ‘사랑의 기술’이라는 제목에 현혹되어 책을 들었다가 너무 어려워 놀랐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그래서 막 연애를 시작하며 어떤 책을 읽어야할지 물어온 대학1학년생에게는 ‘화성남자, 금성여자’를 추천했다. 세상의
많은 사랑 중에 우리는 대부분 사랑을 ‘연애’와 동일시 여겨 이 책에 대한 오해가 생기는 것 같다. ‘사랑에 기술이 필요한가?’ 라고 묻는다면
‘예스’이다. 사랑은
단순히 빠지는 감정이 아니라 이론과 실천의 습득이 필요한 기술이고 능력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사랑에 실패하는 이유 3가지가 사랑을 주는 것이 아닌 받는 것으로만 착각하고
또 사랑이 능력이 아닌 ‘대상’ 이라고만 여기는
것 그리고 최초의 설레는 감정만 사랑으로 여기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성숙한 사랑’이다. 다만 감정적인
것만을 사랑이라고 여겨 ‘데이트
폭력’ 이나 ‘스토킹’ 같은 것이 생기는
것 같다. 사랑은 ‘활동’이고
‘참여’이고 ‘주는 것’인데 누구한테 선물처럼 ‘받는 것’ 만이 사랑이라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사랑은 ‘한 사람’과 사랑의 ‘한 대상’과의 관계가 아니라 ‘세계전체’에 대한 태도이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원만한 사랑을 받지 못한
사람이 연애에서 집착하거나 실패하는 것은 남녀의 사랑, 부모자식의 사랑, 친구간의 사랑을 분리할 수 없기 때문인 것 같다. 부모자녀의
관계에서도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어머니가 자녀들에게 사랑, 기쁨 , 행복이
무엇인지 경험하게 한다고 한다. 자신의 개성을 무시한 채 헌신적이었던 어머니가 나중에 자녀에게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라고 한다면 그것이 자녀에게 성숙한 사랑이었을까. 인간은 다른 사람을 돕지 않는 한 전적으로 외롭다고 한다. 자아도취에
빠지지 않고 객관성을 길러 이성의 힘이 있는 사람, 사랑이 노력과 기술이 필요하다는걸 알고 성숙한 사랑을
하는 개인이 되어야 사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성숙한 사랑은
개성을 유지하는 상태에서 합일이라는 말이 가장 가슴에 남는다. 애인이든 부모자녀든 자기의 개성을 버린
채 상대를 위해 맞추거나 무조건적으로 헌신하는 것은 허무한 결과만 가져올테니까. 삶에 대한 기술, 어떻게 살것인가 에 대한 길을 안내하는 책이다.
오진이 (신사온누리약국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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