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M. Scott Peck, <아직도 가야 할 길>2022-01-28 02:52
작성자 Level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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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 스캇 펙 지음, 최미양 옮김, 출판사: 율리시즈) 

“아직도 가야 할 길”은 전체 453쪽 분량으로 총 4부에 해당되는 각 주제가 여러 편의 소제목들과 함께 구성된 작은 이야기들로 연결되어 있으며, 각 부는 서로 다른 주제와 내용을 다루는 듯 보이지만, 사실상 매우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는 주제들로 연결되어 있다. 저자는 책 전체의 내용을 정신과 의사로서 경험한 자신이 실제 사례들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어서 독자로 하여금 그 내용들에 있어서 조금 더 큰 신뢰를 갖고 접근할 수 있도록 책을 썼다. 하지만, 저자만의 주관적인 견해들과 판단이 들어있는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은 어떤 의미에서는 다소 개인적인 경험에 의존하여 서술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고도 할 수 있다.

서론에 해당되는 ‘1부: 훈육’에서부터 결론에 해당되는 “4부: 은총”을 향해 저자가 어떻게 자신의 생각들과 경험들을 조화시키며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는지를 살펴보면서 이 책을 읽는다면, 책의 내용이 전해주는 감동과 재미 외에 또 다른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 즐거움은 이 책의 저자인 ‘스캇 펫’이 독자에게 선사하는 또 하나의 값진 선물이 아닌가 한다.

먼저, 저자는 1부에서 “훈육”이라는 주제로 삶의 문제를 인식하고 다루는 방식들, 그리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법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1부에서는 ‘즐거운 일을 뒤로 미루는 것, 책임을 지는 것, 진리에 대한 헌신, 균형 잡기 등’ 크게 4가지 도구를 자세히 분석해보고, 그 도구들을 사용해서 우리 자신과 우리 자녀들을 훈련시키고 성장시키는 것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데, 저자는 내용 그 자체보다도 바로 그러한 도구를 사용하고자 하는 의지에 대해 더욱 강조한다. 즐거움을 뒤로 미루는 일도, 시간을 내는 일도, 현실을 바로보고 인식하는 일도 바로 그러한 일을 실행에 옮기고자 하는 의지의 문제라는 것이다. 저자는 “훈육”에 있어서 고통과 즐거움의 문제, 시간과 자신의 성격적 결함, 그리고 현실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자기 성찰 등을 잘 이해하고, 다루는 일의 중요성을 계속해서 강조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그러한 훈육의 기술들을 사용함에 있어서 근원적인 의지를 불러일으키는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랑”에 대해 2부에서 조금 더 구체적이면서도 자세히 이야기하고 있다.

2부에서 저자는 자신의 말로 ‘사랑에 대한 정의’를 내리면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자기 자신이나 타인의 영적인 성장을 도울 목적으로 자신을 확대시켜 나가려는 의지가 바로, “사랑”에 대해 자신이 내린 정의임을 언급하면서 저자는 “사랑에 빠진다는 개념”이 가진 오해에 대한 설명을 시도한다. 사랑에 빠지는 경험이 일종의 환상과도 같을 수 있지만, 다른 한 편으로 사랑에 빠지는 것이 참사랑에 도달할 수 있게 해 주는 좋은 경험이라고 소개하면서 저자는 참사랑을 경험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요점은 결국, 참 사랑이란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영적인 성장을 돕고, 사랑의 대상이 자기 자신에게 국한 되어 있는 한계를 넘어서서 다른 사람들을 향해 나아가면서 헌신하고 투자하는 데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것은 바로 “의존성”과 “사랑이 없는 애착”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사랑은 단순히 느낌이나 자기희생이 아니며,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영적인 성장을 돕기 위해서 시도하는 노력과 용기이다. 사랑할 때 가장 먼저 노력해야 할 일은 상대방에게 관심을 갖는 것이며 특히, 상대방의 성장에 관심을 갖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저자는 사랑이라는 모험 속에 담겨 있는 상실과 독립, 헌신과 충고가 있음을 이야기한다. 사랑은 철저히 훈육되어져야 하며, 배우자나 부모와 자녀의 관계처럼 아무리 가까운 관계일지라도 사랑에 있어서는 나와는 분리된 관계로서 서로를 각각 독립된 인격으로 존중하며 바라볼 필요가 있음을 언급하면서 끝으로 저자는 자신이 의사로서의 경험했던 사건들을 예로 들면서 모든 치료의 과정에서 진정한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강조하면서 2부를 마무리 짓고 있다.

3부에 이르러 저자는 훈육과 사랑, 그리고 삶의 경험의 다양성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바로 사람들이 가진 그런 다양한 생각과 사상의 배경이 되는 세계관 내지는 종교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서술하고 있다. 특히, 어떤 한 사람에 있어서 그 사람의 종교관이나 세계관은 대부분 특수한 어린 시절의 경험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사실이 그 사람이 가진 문제의 핵심을 보게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저자는 “3부: 성장과 종교”에서 조금 더 실제적인 자신의 상담 및 심리 치료 사례들을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러면서 자신이 15년 전, 의과 대학을 졸업할 때 가졌던 생각과 현재 자신이 가진 생각에 많은 변화가 있음을 말하면서 삶의 매 순간 일어나는 사건들과 정신 치료 과정에서 일어난 기적들에 대해서 과학적인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조금 더 특수한 현상에 대한 자신의 이해를 “4부 은총”에서 이어나가고 있다.

4부에서 저자는 정신과 의사인 자신에게 찾아온 환자들의 실례를 들면서 그 환자들을 직접 만나서 상담을 하고, 치료의 과정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현상들과 경험들 그리고 그 때마다 자신이 느꼈던 감정이나 깨달은 사실들을 자세히 기록하고 있다. 그러면서 4부의 후반부에서 알파와 오메가가 되시는 하나님과 인간의 게으름, 그리고 원죄, 악의 문제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저자는 책의 결론부에서 당당하게 이 책이 영적 성장에 관한 책임을 밝히고 있다. 은총이 실재하고 있으며, 그 은총을 가져오는 힘의 존재 즉, 인간 자신보다 더 위대한 존재라고 할 수 있는 하나님의 의지가 모든 개개인의 영혼이 성장하는 일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오늘 우리 모두는 바로 그러한 하나님의 의지를 통해 주어지는 은총의 실제 현장에서 우리 앞에 놓여 있는 문제들을 극복함으로써 하나님의 나라를 향해 나아가는 책임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거듭 강조하면서 책 전체를 마무리한다.

(백동훈, 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

 

사랑하는 자들아 하나님이 이같이 우리를 사랑하셨은즉
우리도 서로 사랑하는 것이 마땅하도다 (요일 4:11).